도심의 밤은 빛과 소리로 살아 있다. 퇴근 후 만난 동료들과의 술자리, 공연과 클럽, 새벽까지 이어지는 페스티벌, 알코올이 없는 모임에서의 늦은 수다까지, 밤시간은 낮과 다른 활력을 준다. 동시에 위험도 높아진다. 대중교통이 줄고, 골목은 조용해지고, 주의력이 흐트러질 때 얕보던 변수들이 큰 사고로 이어진다. 오랫동안 야간 현장과 심야 이동 업무를 병행하며 깨달은 건, 특별한 기술보다도 기본기와 준비가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점이다. 이 글은 그 기본기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정리한다. 지역별 사정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원리와 판단 기준은 대부분 통한다.
밤이 낮과 다른 이유, 위험의 구조를 먼저 이해하기
심야 시간대는 환경 자체가 바뀐다. 택시는 줄고, 대중교통 환승 거점의 조도는 떨어진다. 취객, 졸음운전 차량, 느슨해진 경계심이 한꺼번에 겹친다. 한번 위험에 노출되면, 이를 만회할 수단이 낮보다 적다. 예를 들어 낮에는 버스 한 대 놓쳐도 금방 다음 차가 오지만, 새벽에는 20분 이상 기다릴 수 있다. 이 대기 시간 자체가 위험을 키운다. 그래서 계획과 선택의 타이밍이 중요하다. 귀가 루트를 고르기 전에, 가능한 선택지를 미리 점검하고, 선택의 시점을 앞당기는 습관이 안전의 절반이다.
출발 전 체크리스트, 간단하지만 확실하게
미리 준비하면 몸이 준다. 이동 시작 5분 전에 아래 항목만 확인해도 귀가 난도가 확 낮아진다.
- 휴대전화 배터리 30% 이상인지, 보조배터리 케이블이 있는지 전자지갑 또는 교통카드 잔액이 충분한지 택시 호출 앱 2개 이상 로그인 상태인지 목적지 주소를 정확히 알고, 지도 앱 내 즐겨찾기에 저장했는지 동행자 또는 가족과 귀가 시간대와 대략 루트를 공유했는지
이 다섯 가지는 장비가 아니라 상태다. 장비가 있어도 로그인이 풀렸거나 잔액이 0원이면 의미 없다. 특히 택시 앱은 심야 피크에 접속 지연이 걸릴 때가 있어, 미리 열어 둔 앱이 차이를 만든다.
안전 루트 설계, 지도 앱만 믿지 말고 현장 감각 더하기
지도는 평균적인 최단 경로를 보여준다. 밤에는 평균보다 예외가 중요하다. 승하차 지점의 조도, 환승 통로의 개방 여부, 새벽 셔틀의 배차 편차 같은 변수다. 역 출구를 고를 때도 낮에는 가까운 출구가 답이지만, 밤에는 사람이 남아 있는 방향이 더 안전할 때가 많다. 예컨대 서울 도심의 몇몇 대형역은 1번 출구와 7번 출구의 체감 안전이 크게 다르다. 24시간 편의점, 프랜차이즈 카페, 경찰지구대, 택시승강장이 모여 있는 축을 따라 나오면, CCTV가 밀집하고 비상벨 접근성이 좋다.
도보 구간을 최대한 줄이되, 어두운 지하보도와 인적 드문 공원을 관통하지 않는 편이 낫다. 5분 더 돌아도 조명이 밝고 상점이 이어진 길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다. 편의점과 코인세탁소 앞은 밤에도 조명이 강하고, 실내 CCTV가 도로를 비춘다. 길을 건널 때는 횡단보도 신호 대기 시간을 줄이는 꼼수에 기대지 말고, 보행자용 잔여 시간 표시가 있는 신호를 찾아 이동하라. 운전자는 야간 시야가 좁아지고, 알코올로 반응속도가 늦어진다. 보행자가 예측가능한 움직임을 유지해야 충돌 확률이 낮아진다.
혼자 귀가할 때의 페이스 유지법
지나치게 빠른 걸음은 주변을 놓치게 만들고, 지나치게 느린 걸음은 표적이 되기 쉽다. 적당히 일정한 속도로 걷되,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을 최소화하고, 휴대전화는 한 번에 오래 보지 않는다. 메시지는 빛이 밝은 장소에서 짧게 답하고, 걷는 동안에는 주머니나 가방 안쪽에 넣는다. 이어폰은 한쪽만 끼고,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꺼 둔다. 음악 대신 위치 공유 앱의 소리 알림만 유지하는 방식도 좋다.
시선처리는 과장되지 않게 넓게, CCTV가 보이면 시야에 담아 두고, 가로수 그늘과 골목 입구는 거리감을 유지한다. 누군가와 동선이 반복적으로 겹친다면, 같은 길을 고집하지 말고 대구오피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 3분 정도 머문다. 점원에게 짧게 도움을 요청해도 좋다. “호출한 차가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도 될까요?”라는 수준의 말 한마디가 상황을 바꾼다.
음주한 날, 통제력을 되찾는 간단한 수칙
알코올이 들어간 상태에서는 판단 속도와 위험 감지 능력이 동시에 떨어진다. 이런 날의 목표는 빠른 귀가가 아니라 안전한 귀가다. 소수의 원칙만 지켜도 상황은 크게 나아진다. 계산을 끝내기 전 택시 호출을 시작해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화장실 한 번, 물 두세 모금, 결제 영수증 확인 순으로 준비한다. 동행자와 헤어질 때는 “잘 들어가” 대신 “도착하면 말해 줘” 같은 구체적인 약속을 남긴다. 취기가 올라 말이 길어지기 쉬우나, 귀가 동선 이야기는 짧을수록 좋다.
술자리 동석자 중 한 명이 상대적으로 맑다면, 호출부터 승차까지 동행하도록 역할을 고정한다. 팀 회식처럼 인원이 많을수록 역할을 확정해 둔 한두 명이 큰 효과를 낸다. 호흡기로 숨을 가다듬고, 엘리베이터 거울 앞에서 눈을 한 번 크게 뜨는 간단한 루틴도 경계심을 되살린다. 이런 루틴은 어색해 보이지만, 머리가 몸에게 신호를 보내는 데 효과가 있다.
택시를 탄다면, 승차 전과 직후에 확인할 것들
호출 앱은 편리하지만, 마지막 확인은 사용자의 몫이다. 차량번호, 차량 색, 기사 이름을 화면에서 다시 대조한다. 밤에는 차량 색상을 착각하기 쉬우므로 차량번호가 핵심이다. 번호판 사진을 촬영한 뒤, 가족이나 동행자에게 전송한다. 목적지를 잘못 입력했을 때는 바로 기사에게 말하고, 우회경로를 제안받을 때는 금액 변동과 소요 시간을 다시 묻는다. 목적지는 아파트 단지 정문, 24시간 경비실 앞, 편의점이 있는 도로변처럼 사람이 머무는 곳으로 찍는다. 지하주차장 진입은 불필요하면 피한다.
승차 직후 안전벨트를 매고, 뒷좌석 창문의 잠금 상태를 가볍게 확인한다. 창문을 아주 조금 내려 두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갑작스런 멀미나 답답함에 대처할 수 있고, 외부 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다. 경로가 다르게 느껴지면 침착하게 질문한다. “여기서 좌회전해서 강변북로로 가는 편이 더 빠르지 않나요?”라는 문장은 단순한 의문을 넘어, 본인이 경로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신호를 건넨다. 표정과 목소리는 차분하게 유지한다. 불필요한 대립은 승차자에게 불리하다.
결제가 끝났다면 영수증을 저장한다. 현금 결제 시에도 영수증을 받는다. 호출 앱 결제라면 자동으로 저장되지만, 앱 접속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캡처를 하나 남겨 둔다. 문제가 생겼을 때 기록은 곧 지렛대다.
대중교통 심야 활용, 막차와 심야버스의 현실적인 쓰임새
도시마다 막차 시간표와 심야버스 노선의 촘촘함은 다르다. 서울의 경우 심야버스는 요일에 따라 배차 간격이 20분에서 40분 사이로 넓어지고, 환승 연결이 미묘하게 어긋난다.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지 못한다면, 환승 지점을 안전지대로 선택하는 발상이 필요하다. 환승 대기 장소로 적합한 곳은 24시간 영업 편의점, 대형 호텔 로비 입구, 경찰지구대 인근, 심야 택시승강장 옆 같은 곳이다. 역사는 24시 개방이 아닐 수 있으니, 대기 공간을 바깥에서 정해야 한다.
막차를 타는 기준은 “탈 수 있을 것 같다”가 아니라 “검증된 시간표를 확인했다”로 세운다. 출발지에서 걸어서 역까지 8분이 걸린다면, 앱상의 도착 예정 시간에서 5분을 더 빼고 움직인다. 자정 이후에는 신호 주기 변화, 계단 이용객 정체 같은 변수가 커지기 때문이다. 마지막 구간 도보가 길다면, 역에서 내려 택시로 갈아타는 혼합 루트가 안전성과 비용의 균형을 잡는다. 지하철 요금 1,400원, 택시 기본요금 4,800원, 도심 초과 거리 3천원 정도를 더하면 총 1만 원 전후에 귀가가 끝날 때가 많다. 전 구간 택시보다 30에서 50 퍼센트 절약되면서 도보 구간을 줄인다.
라이드헤일링, 카풀, 대리운전의 경계선
심야에는 앱 기반 이동수단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플랫폼마다 안전장치의 수준이 다르고, 지역별 규정도 다르다. 카풀은 낮 시간대에는 택시보다 빨리 잡힐 때가 있으나, 밤에는 신뢰도를 더 따져야 한다. 리뷰 수가 적거나, 탑승자의 노출 정보가 과도하게 요구되면 피한다. 여성 승객의 경우, 심야 시간 1대1 카풀은 개인적 경험상 추천하지 않는다. 대리운전은 운전대가 대리기사 손으로 넘어가는 순간, 탑승자는 차량의 내부 환경을 통제할 수 없다. 조수석 탑승 시 안전벨트는 필수이고, 경로와 속도에 수시로 관심을 보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기사와 과도한 친근감을 만들려 하지 말고, 명확하고 짧은 지시를 선호하라.
낯선 도시에서의 심야 이동, 현지 변수 다루기
출장이나 여행지에서는 익숙한 패턴이 통하지 않는다. 공항 리무진과 공항철도 막차 시간은 도시마다 다르고, 차량 호출 앱이 현지 결제수단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첫날 저녁 귀가 시나리오를 낮 시간에 미리 답사한다.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24시간 영업 포인트를 파악하고, 프런트에 심야 택시 호출 가능 여부를 묻는다. 호텔 카드키 뒷면에는 주소와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다. 택시 기사에게 주소를 보여주는 용도로도 좋고, 혹시 상황이 꼬일 때 경찰이나 현지인에게 빠르게 위치를 설명하기도 쉽다.
도시별로 택시 미터기 방식과 통행료 정책이 다르니, 공항이나 역의 관광안내 데스크에서 최신 요금 정보를 확인한다. “이 구간 심야에 대략 얼마 나오나요?”라는 질문 하나로 바가지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로밍보다 오프라인 지도 다운로드가 더 안전한 순간이 있다. 데이터가 끊겨도 길을 잃지 않는다. 안전 앱의 비상 연락처 역시 현지 번호를 하나 저장한다. 호텔 프런트, 현지 지인의 번호, 대사관 영사콜센터 중 하나만 있어도 도움 요청의 실효성이 달라진다.
도로 위의 위험, 보행자와 운전자의 눈높이 차이
야간에는 차량의 라이트가 보행자를 비추는 듯 보여도, 실제로는 보행자가 운전자 시야에서 종종 사라진다. 특히 검은색이나 어두운 코트, 모노톤 스니커즈는 배경과 겹쳐 쉽게 묻힌다. 반사 소재가 있는 소지품을 하나쯤 갖고 다니면 가시성이 높아진다. 백팩 스트랩용 미니 반사태그나 운동화 뒤축 반사 라인 같은 작은 디테일도 효과가 있다. 횡단보도에서 우회전 차량과 마주칠 때는 손을 가볍게 들어 존재를 알리는 제스처가 예의이자 방어기술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인지 신호로 크게 작용한다.
킥보드와 자전거는 또 다른 변수다. 킥보드는 교차로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들어오고, 자전거는 역류 주행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어폰을 꼈다면 킥보드 벨소리를 놓치기 쉽다. 교차로 진입 전에는 보행자 신호를 한 박자 늦게 시작하는 습관이 안전을 높인다. 서두르면 10초를 벌고, 서두르지 않으면 사고 확률을 줄인다. 심야에는 후자를 고른다.
비상 상황 대처, 초단위로 할 수 있는 일들
돌발 변수가 생기면, 뇌는 복잡한 계획보다 간단한 지시를 더 잘 따른다. 먼저 멈추고, 주변 사람의 눈을 확보한다. 밝은 곳으로 이동하고, 목소리를 낮추되 또렷하게 말한다. 휴대전화로 112를 눌러 통화가 연결되면 함수처럼 간단한 문장으로 위치와 상황을 말한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 위협을 느낍니다, 지켜봐 주세요.” 통화 중이라도 주변이 시끄러우면 스피커폰을 꺼서 마이크 성능을 확보한다. 위치 공유 앱을 켜서 신뢰 가능한 상대에게 링크를 보낸다. 링크를 자주 보내면 무뎌지니, 평소에는 공유 빈도를 줄이고 비상시에만 쓰는 게 좋다.
해결이 어려운 언쟁은 길거리에서 길게 끌지 말고 편의점이나 호텔 로비로 들어간다. CCTV와 제3자의 눈이 있는 공간으로 장면을 옮기면, 갈등의 온도가 내려간다. 몸싸움 위험이 감지된다면 짐은 과감히 버린다. 가방과 휴대폰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휴대폰을 잡는다. 통신과 기록, 위치 공유는 사람을 연결한다. 물건 재구매의 비용은 라이트한 손해로 끝나지만, 통신 끊김은 연쇄적 위험으로 이어진다.
디지털 안전, 앱 권한과 기록이 만드는 차이
보안 앱의 권한은 설치 후 바로 설정한다. 위치, 마이크, 카메라 권한은 이유 없이 풀린다. 업데이트 후 권한이 초기화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택시 앱의 안전기능, 예를 들어 실시간 경로 공유나 긴급 버튼은 메뉴 깊숙이 숨어 있다. 필요할 때 찾지 말고, 한 번 눌러보며 동작을 확인한다. 일부 앱은 긴급 버튼을 누르면 112 대신 제휴 콜센터로 연결되는데, 이런 방식은 통신사 별로 지연이 생길 수 있다. 본인이 주로 쓰는 앱의 긴급 라우팅을 알아 두자.
기록은 신뢰를 만든다. 만취 상태로 귀가한 날에는 다음 날 아침 탑승 기록을 확인한다. 날짜, 시간, 구간, 요금, 기사 식별정보가 명확하면 이후 문제 제기나 분실물 접수, 신고가 수월하다. 호출 외 길거리 택시를 탔다면, 번호판 사진과 하차 시각을 메모 앱에 남긴다. 대형 플랫폼이 아니더라도, 지자체별 택시 민원 시스템이 있으니, 제기한 기록이 많을수록 시스템은 개선된다.
단체 귀가, 흩어질 때가 가장 위험하다
여럿이 움직일 때는 역설적으로 구멍이 생긴다. “다 같이 왔으니 괜찮다”라는 안심이, 마지막 한두 명에게 위험을 몰아준다. 인원이 줄기 시작하는 시점, 예컨대 지하철역 입구에서 절반이 좌로, 절반이 우로 갈라질 때가 경계다. 이 지점에서 3분만 더 투자해 서로의 이동 수단이 출발하는 장면까지 확인한다. 택시 도착 화면을 함께 보거나,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는 걸 서로 확인한 뒤 헤어지는 정도면 충분하다. 그룹 채팅방에 도착 알림을 올리는 문화를 만들면 안전이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 개선된다. 형식적으로 보낼수록 꾸준히 유지된다. 이모지 하나, “도착” 한 단어면 된다.
여성, LGBTQ+, 외국인 등 표적화 위험에 대한 현실적 조언
특정 집단은 밤거리에서 더 많은 시선을 받는다. 이 시선은 때로 무관심, 때로 호기심, 때로 노골적인 표적화로 변한다. 대상을 탓할 수는 없으니, 현실적인 대응을 준비한다. 여성의 경우, 가방 끈을 짧게 조절하고, 휴대전화는 외부 주머니가 아닌 지퍼 포켓에 넣는다. 옷차림을 규제하자는 뜻이 아니다. 손의 자유도를 확보하고, 한 손으로 벗겨지는 액세서리를 최소화하자는 의미다. LGBTQ+ 커뮤니티 구성원은 심야 클럽 밀집 지역을 떠난 직후가 특히 조심할 구간이다. 택시 승차 전 50미터, 하차 후 100미터를 안전한 상권 축에서 처리하면 노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외국인은 언어 장벽 자체가 약점이 된다. 주소를 텍스트로 제시하고, “Please drop me at the main gate, near the convenience store” 같은 짧은 문장을 준비하면 불필요한 대화를 줄일 수 있다. 갈등이 생기면 통역 앱은 회피보다 명확화를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번역 결과 화면을 기사에게 보여주되, 결제, 경로, 하차 지점 같은 키워드만 다룬다.
금전과 신분증, 분산 보관의 간단한 설계
심야에는 분실과 절도 리스크가 함께 오른다. 현금은 소액만 몸에, 큰돈은 가방 깊은 곳에 나눠 담는다. 카드 두 장을 들고 나갔다면, 하나는 휴대전화 케이스 뒤, 하나는 가방 안쪽 지퍼 포켓에 넣는다. 신분증은 실물과 모바일을 병행한다. 모바일 신분증이나 공공앱을 등록해 두면, 실물을 잃어버렸을 때 무방비로 서류 작업을 하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 택시는 NFC 결제와 QR 결제가 모두 가능한데, 야간에는 QR 스캔이 빛반사로 실패할 때가 있다. 이런 상황을 줄이려면 플라스틱 카드 한 장은 꼭 챙겨라. 결제 실패로 실랑이가 길어지는 순간, 불필요한 주목을 받는다.
심야 장거리 이동, 도심 외곽과 교외의 함정
도심을 벗어난 귀가는 거리만 늘어난 게 아니라, 조도와 인구밀도가 급락한다. 외곽 도로는 가로등 간격이 길고, 간선도로에서 샛길로 빠지면 택시가 포지셔닝을 잘못하기 쉽다. 하차 지점은 단지 내부보다 대로변, 경비실 앞, 버스정류장 같은 표지물이 있는 곳을 고르자. 한밤중 단지 내 구석까지 들어갔다가 길찾기와 주소 혼선으로 분쟁이 생기는 사례가 적지 않다. 외곽에서 앱 호출이 실패하면, 역이나 병원, 구청 같은 공공건물로 이동해 호출을 다시 시도한다. 이런 건물 주변은 기사들이 익숙하고, 차량 회차가 용이하다. 거리가 멀어도 한 번에 잡히는 쪽이 총 이동시간이 줄어든다.
피로와 졸음, 마지막 500미터가 만드는 차이
길고 긴 귀가의 마지막 구간에서 방심이 터진다. 집 앞 골목, 단지 내 산책로, 익숙한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일어난다.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는 넘어짐, 발목 접질림, 스마트폰 낙하 같은 작은 사고가 크게 번진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30초를 서둘러 챙기는 대신, 로비에서 한번 숨을 고른다. 바로 샤워를 하기보다, 신발을 벗고 가방을 내려놓고 물 한 잔을 마시며 긴장을 푼다. 이런 작은 완충은 집 안에서의 2차 사고를 줄인다. 새벽 샤워 중 미끄러짐, 가열 중 음식 태움 같은 일은 생각보다 흔하다.
사건 이후, 기록과 회복의 순서
불쾌한 일을 겪었거나 경미한 사고가 있었다면,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돌본다. 먼저 몸, 그다음 기록, 그다음 감정 정리다. 생채기나 타박상이 있으면 즉시 사진을 찍고, 발생 시간과 장소를 메모한다. 24시간 의료기관에서 간단히 검진을 받으면 좋다. 진단서는 이후 법적 대응 또는 보험 처리에 실질적인 근거가 된다. 감정적으로 소진됐다면, 다음 날 중요한 약속을 줄이고, 이동을 최소화하는 일정을 배치한다. 경계심은 자원이다. 고갈된 상태에서 또 밤늦게 움직이면, 사소한 실수가 반복된다.
신고가 필요한 사건이라면, 지연하지 말고 접수한다. 택시 분쟁은 플랫폼 내 신고, 지자체 민원 시스템 신고, 112 신고 중 상황에 맞춰 선택한다. 신고는 감정 배출이 아니라 절차다. 시간, 장소, 대화 내용, 증거 파일을 정리해 단락처럼 작성하면 담당자의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 분실물은 택시조합 분실센터, 플랫폼 분실물 메뉴, 경찰 유실물 통합포털을 모두 활용한다. 회수율은 50에서 70 퍼센트 정도로 체감되는데, 접수 시간이 빠를수록, 물건을 구체적으로 묘사할수록 확률이 오른다.
예산과 안전의 균형, 비용을 어디에 쓸 것인가
모든 밤에 택시를 타라는 이야기는 비현실적이다. 예산을 배분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위험도가 높은 날, 예를 들어 새벽 1시 이후, 낯선 동네, 음주 후, 짐이 많을 때는 비용을 더 쓰는 편이 합리적이다. 반대로 일찍 끝났고 동선이 익숙하며 날씨가 좋을 때는 대중교통과 도보를 적극 활용한다. 넓게 보면 한 달에 두세 번의 심야 택시 예산을 편성하고, 그 예산을 위험도가 높은 날에 집중 사용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다. 1만 원을 아끼다 30만 원짜리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를 몇 번 겪고 나면, 돈을 쓰는 자리의 우선순위가 선명해진다.
작은 도구들이 쌓이는 변화
밤에 잘 어울리는 도구들이 있다. 밝기가 조절되는 휴대용 손전등, 반사테이프가 붙은 카드지갑 스트랩, 배터리 용량 10,000mAh의 얇은 보조배터리, 얇은 미니우산, 손목에 감을 수 있는 열쇠줄. 각각은 미미해 보이지만, 실제 상황에서 서로를 보완한다. 손전등은 골목의 발밑을 비추고, 반사테이프는 차의 라이트에 반응하며, 배터리는 통신을 지켜 준다. 무게는 합쳐도 400그램 남짓, 가방 속 한 칸에 충분히 들어간다. 안전은 거창한 장비가 아니라, 작고 확실한 준비가 만든다.
끝으로, 습관을 바꾸는 한 가지 방법
사람은 위험을 머리로 알면서도, 몸은 익숙한 길로 간다. 그래서 습관 하나만 바꾸는 접근이 지속성을 만든다. 예를 들어 귀가 중 전화 통화 대신 문자로만 소통하기, 목적지 도착 5분 전부터는 휴대전화를 가방 안에 넣고 주변 확인하기, 하차 지점은 항상 편의점 옆으로 고정하기 같은 단일 습관이다. 한 달만 유지하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밤문화는 즐겁고, 도시의 밤은 여전히 아름답다. 우리는 그 속도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자신만의 리듬으로 이동하면 된다. 준비는 간단하고, 효과는 크다. 귀가가 안전하면, 다음 날의 컨디션이 달라지고, 밤의 기억도 더 오래 선명하게 남는다. 오늘 밤에도 어김없이, 밝은 곳에서 목적지까지, 일정한 속도로 걸어가자.